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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미생물

장내미생물 시리즈 37 – 술이 장내미생물에 미치는 진짜 영향은?| 알코올이 장내 환경을 망가뜨리는 메커니즘

by 위장질환탈출 2025. 4. 18.

🟦 한두 잔의 술, 장 건강에도 영향 줄까?

하루 스트레스를 맥주 한 캔으로 푸는 습관, 혹은 회식 자리에서 마시는 소주 몇 잔은 누구에게나 익숙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일상적으로 즐기는 술이 장내 환경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사실은 쉽게 간과되곤 한다.

알코올은 위와 간뿐 아니라 장 점막과 장내미생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독성물질이다. 소량의 음주라도 반복되면, 장내 유익균이 줄어들고 유해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 형성되며, 결국 장내 생태계의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알콜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며, 화학적으로 장 점막을 자극하는 독성물질임을 묘사한 이미지

🟦 알코올은 장 점막을 손상시킨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은 대부분 위장에서 빠르게 흡수되지만, 일부는 그대로 소장과 대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때 알코올은 단순한 음료 성분이 아니라 화학적으로 장 점막을 자극하는 독성 물질로 작용하게 된다. 특히 장 점막을 보호하는 점액층이 손상되기 시작하면서, 점막 세포 사이의 연결고리인 **타이트 정션(tight junction)**이 느슨해지고, 장벽이 본래의 방어 기능을 잃게 된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장벽의 투과성(permeability)**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고, 원래는 흡수되지 않아야 할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 입자, 독소, 세균 파편(LPS) 등이 장을 통과해 혈류 속으로 직접 침투하게 된다. 이 현상이 반복되면, 우리 몸은 이를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고 면역 반응과 염증 반응을 활성화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는 일반적으로 **‘장누수증후군(Leaky Gut Syndrome)’**이라 불리며, 단순한 장 질환을 넘어 전신 면역계의 혼란과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의 위험까지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술을 자주 마시는 생활습관이 지속된다면, 장 점막은 손상된 상태를 회복하지 못한 채 점점 더 약해지고, 결국 만성적인 염증과 장 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장에 국한되지 않고, **피부 트러블, 피로 누적, 만성 소화불량, 심지어 두뇌 기능 저하(브레인 포그)**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장 점막의 건강은 전체 건강의 출발점이자 필수 관리 대상이 된다.

 

🟦 유익균은 줄고, 유해균은 득세한다

우리 몸의 장내미생물은 유익균과 유해균이 서로를 견제하며 균형을 이루는 공생 구조로 존재한다. 이 균형이 유지될 때, 장은 소화와 흡수, 면역 방어 등 다양한 기능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미세한 균형은 외부 자극에 의해서 쉽게 무너질 수 있으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알코올 섭취다.

알코올은 장내 환경에 들어오면 유익균에게는 독처럼 작용한다. 특히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과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는 장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대표적인 유익균인데, 이들은 알코올에 대한 내성이 약해 조금의 음주에도 수가 빠르게 감소한다. 유익균이 줄어들면 장내 생태계의 주도권이 흔들리게 되고, 그 자리를 유해균이 차지하게 된다.

반대로 클로스트리디움(Clostridium), 대장균(Escherichia coli), 칸디다(Candida) 같은 유해균과 진균류는 알코올 환경에서도 쉽게 생존하며 오히려 번식 속도가 빨라진다.
이들 유해균은 장 내에서 비정상적인 발효와 부패 작용을 일으키며, 가스(메탄, 황화수소), 독성 물질, 염증 유발 물질을 다량 분비한다. 이런 과정은 장 점막을 자극하고 손상시키며, 결국 복부팽만, 헛배부름, 소화불량, 잦은 트림, 변비 혹은 설사 같은 다양한 장 증상으로 이어진다.

더불어 장이 자극을 받아 염증 상태에 빠지면, 면역계의 과도한 반응이나 자가면역성 트러블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유익균이 줄고 유해균이 득세한 장은 점차 방어 기능이 무너지고, 전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알코올이 장내 균형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장이 나빠졌다’는 수준을 넘어, 전신 피로, 정신적 무기력, 피부 트러블, 면역 저하까지 연쇄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 관련 정보 보기:
🔗 국가건강정보포털 – 음주와 장 건강의 관계

 

🟦 알코올과 간의 연결고리, 그리고 장

알코올은 간에 가장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하지만 그 간 건강 역시 장내 환경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장이 손상되어 유해균이 늘고 염증이 심해지면, 장을 통과한 독성 물질이 **문맥 시스템(portal circulation)**을 통해 간으로 직접 전달되면서 간염, 지방간, 간 섬유화로 발전할 수 있다.

즉, 음주로 인한 간 손상의 출발점이 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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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을 지키면서 음주하는 방법은 없을까?

완전한 금주가 어렵다면, 장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음주 수칙을 기억해두자.

장 건강을 지키는 음주 수칙 4가지를 요약 정리한 인포그래픽

 

✅ 1. 공복 음주는 절대 금지

장 점막 손상을 최소화하려면 식사와 함께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 2. 발효주보다 증류주를 소량 선택

소주나 위스키보다는 와인이나 맥주 등 자연 발효주가 장내미생물에 미치는 영향이 덜하다.

 

✅ 3. 유산균·식이섬유 보충은 필수

술자리 전후로 유산균과 식이섬유 섭취를 챙기면 유익균 유지에 도움된다.

 

✅ 4. 음주 다음 날은 장 회복 식단

죽, 바나나, 된장국 등 부드럽고 발효된 음식을 섭취해 장 회복을 도와야 한다.

 

🟦 마무리

술을 마시는 습관은 단순히 간 건강뿐 아니라 장내미생물의 균형, 면역력, 염증 반응까지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깊이 관여한다.
한두 잔쯤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반복되면, 어느새 장내 환경은 유해균 중심으로 바뀌고, 몸속 전체의 컨디션이 떨어지게 된다.

오늘부터는 마시는 양만큼 장내 유익균도 함께 챙기는 음주 습관으로 바꿔보자.
건강한 장이 있어야, 간도 뇌도 건강하다.